제목 2015년도 한국벤처농업대학 수강 일기 작성일 16-05-16 20:26
글쓴이 최고관리자 조회수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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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농업대학 수강 일기

 

1년 중의 하루에 불과한 날이지만 나에게는 좀 특별하게 기억되는 날이다.
한국벤처농업대학(이하 벤처농업대학)과 처음 인연을 맺은 날이니까.
그동안 보아온 바로 볼 때, 벤처농업대학에는 모험·도전·열정·에너지 유전자를 가지고 세상을 앞장서 헤쳐나가려는 분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구성원들을 보면 순수 농업인들뿐만 아니라, 유통·가공·외식·경영·수출업 등 업체 CEO 및 직원들, 농협직원, 교수 및 공무원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각 분야 현장에서 직접 강의로 불려다닐 정도의 전문지식과 역량을 갖춘 분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미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성공을 거둔 분들 또한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도 그런 분들은 왜 벤처농업대학을 찾는 것일까?
전국에서 모인 열정맨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눈을 가진 사람들의 집합소, 이런 곳에서 함께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얻는 것은 상당할 터.
자신의 인생길에서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벤처농업대학은 매력 덩어리라 할 것이다.
벤처농업대학은 ‘스타농업인의 산실’이며 ‘스타농업인 양성소’, ‘농업CEO 사관학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자리에서 감히 주제넘게도 농업을 얘기하겠다고 특강 강사로 나섰으니~~
지금 되돌아보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었다는 생각에 얼굴이 벌개진다.

어떻든 이 같은 벤처농업대학과의 인연은 이 대학 설립자이면서 교수이기도 한 민승규 교수님의 청에 의해서 비롯됐다.
“언제 벤처농업대학에서 특강 한번 해주시죠?”
2014년 여름 어느 날, 서산 간월도 굴밥집에서 만난 민 교수님과 오찬을 함께하며 서산의 농업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돌발적(?)인 제안이 있었다.
그리고 몇 달 뒤인 9월 20일 벤처농업대학과 첫 만남을 가지게 된 것.

금산에서도 꾸불꾸불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이 목적지인 벤처농업대학 교정.
생면부지의 벤처농업대학을 만나며 적잖이 놀랐다.
가보면 알겠지만, 추부면 상당리 서대산 산골 중턱에 자리잡은 교정은 대학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2001년에 폐교된 초등학교 터에 벤처농업대학이라는 옷으로 갈아 입은지 15년이 지난 지금은 그래도 엄청 좋아졌다는 것이 교수님들과 졸업생들의 자랑이다.
하긴 내가 다니던 1년 동안에도 꾸준히 모습을 업그레이드 해왔으니 앞으로도 그 모습은 점점 좋아져 갈 것이다.
아무튼 그동안 2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대학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교정이지만, 껍데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강의실로 들어가 지금은 선배가 된 벤처농업대학 14기생들의 앞에 섰다.
강단 오른 쪽 벽에 붙여져 있는 문구가 먼저 두 눈을 급습해 들어왔다.
“가슴 뛰는 농업, 가슴 뛰는 삶 ”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의 눈동자는 낯선 이방인을 향해 중앙 집중.
이들은 왜 이 살골짝 허름한 강의실에 황금 같은 휴일에 몰려와 있는 것일까?
소중한 시간을 써가는 동안 벽면의 문구가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음이 절로 느껴졌다.
알맹이가 없는 얘기에도 졸거나 딴전 피는 사람 없이 경청하는 태도와 질문하는 모습들!
“가슴 뛰는 현장에 내가 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그 자리에서 불쑥 지키지 않을 수 없는 약속을 했다.
“내년에 저도 입학하겠습니다”

이 말은 진실이었다.
그리고 7개월 후인 2015년 4월 18일 자랑스런 벤처농업대학 학생으로 입학했다.
한 지역을 책임지는 시장이라는 직책은 나를 특별한 주목의 대상이 되게 만들었다.
교수님들도 동기생들도 그리고 가끔씩 찾아오는 선배 졸업생들도~
그 덕분에 입학 첫 날 학우들 앞에서 한 마디 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여기서 나는 지키지 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약속을 했다.
“개근을 목표로 빠지지 않고 출석하겠습니다”
그리고 매달마다 한 번씩 나는 매직에 빠지는 날을 경험하게 되었다.
바로 벤처농업대학 가는 날이 그 날.
바쁜 시정일정 속에서도 매월 학교 가는 날이 늘 기다려졌다.
대부분의 지자체 장은 주말과 휴일에 운신의 폭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크고 작은 각종 행사가 줄을 잇기 때문.
그래도 어쩌랴, 다짐하고 약속한 이상 출석을 최우선으로 둘 수밖에.
해외출장 일정도 조정하며 결국 개근을 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고마운 분이 있어 가능했다.
15기 동기생으로 매달 운전대를 잡고 수고해주신 석명진 사장님!
석 사장님은 오히려 덕분에 개근을 하게 됐다며 너스레를 떠신다^^
이제 졸업으로 기다려지는 날이 사라져 아쉽기도 하다.

학교에 도착하면 늘 맨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들었다.
가급적 앞자리는 독식하지 말고 섞여 앉으라는 민 교수님의 엄명(^^)도 있었지만, 교칙에 없어 기꺼이 불이행 ^^.
집중도 면에서도 좋고~ 수업 중 필요한 사진 찍기도 유리하고~ 
1박 2일 수업기간 중 교수님들과 함께하는 식사시간도 유쾌한 시간.
교수님들은 배식하고 학생들은 맛있게 냠냠.
이런 모습도 벤처농업대학 아니면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 아닐까 싶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분들이 모두 자원봉사라는 사실도 놀랍고, 매월 식사 때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벤처농업대학만의 풍습일 것이다.
벤처농업대학 선배(8기)이기도 한 대전태동발란스 한의원 남중우 원장님은 본업을 미루고 매번 출석해 침도 놓아주고 주치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학교의 부족한 시설이나 환경개선도 학생들의 자발적인 사랑으로 변화를 맞는다.
우리 15기생들은 졸업기념으로 먼지 나는 식당 바닥과 주방 벽을 타일시공으로 깔끔하게 단장했고, 운동장 잔디를 잘 살리기 위해 거름과 함께 모래이불을 덮어줬다.
이제 16기 후배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배움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들어서면 언제나 빨간 옷 입고 반겨주던 전국에서 모인 우체통 친구들을 이제는 보기 어렵게 됐다.
물론 매직에 빠져 찾아가는 날은 반가운 해후가 가능하겠지만~
1년 동안 열 두 번의 수업에 불과한 과정이었지만, 얻은 것도 느낀 것도 많은 시간들이었다.
1박 2일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속에서 간략히 정리해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이 소중한 추억의 기록으로 남았다.
민승규 교수님은 좋은 기록이니 졸업 때 동기생들에게 인쇄해서 나눠주면 어떻겠냐고 비행기 태우시며 은근히 부추기신다.^^
그 덕분에 페이스북 글에 빠진 내용을 좀 더 보충하고 이 글도 덧붙이게 되었다.

언제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길을 만들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시는 녹색우체부 민승규 교수님!
농림수산식품부차관·농촌진흥청장 및 삼성경제연구소 부원장 등을 거치며 쌓은 농업정책·연구 및 현장 경험은 15년간 벤처농업대를 이끌어오며 탄탄하게 다져온 시간들과 더해져 농업분야에 관한한 가히 자타공인 최고 권위자라 할 것이다.
벤처농업대학에서도 한국농업에서도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분이라고 생각한다.
벤처농업대학 교수로 사무국장 역할을 맡아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권영미 교수님!
숨돌릴 틈없이 스피디한 언사와 감칠맛 나는 강의로 언제나 인기 캡인 자칭 날라리 양주환 교수님!
땜빵교수라는 별칭을 즐기며 수더분하면서도 액기스 있는 강의를 구사하는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출신 남양호 교수님!
벤처농업대학 사랑정신으로 농협중앙회장 직까지 쟁취한 은근한 열정의 화신 김병원 교수님!
중국통으로 한중FTA 시대에 방향타 역할을 해주시는 농수산식품중국수출연구소 대표 정운용 교수님!
영원히 벤처농업대와 함께 하리라던 열정과 달리, 안타깝게도 갑작스런 불치의 병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전준일 교수님!
카메라와 더불어 기록을 만들며 학교 행정일을 빈틈없이 잘 처리하는 사무국 김신애씨.
그리고 새록새록 정이 붙은 15기 동기생들과 천사마음을 가진 식당 봉사자님들!
모든 분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떠 올리며 지난 1년간의 시간을 어스름 어스름 되새김질 해본다.

 

졸업을 앞둔 4월에,
한국벤처농업대학과의 소중한 인연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제15기 졸업생, 서산시장 이완섭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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